SNS, 나는 내가 부족한 가죽나무일

벽솔시인 | 기사입력 2019/12/08 [01:28]

SNS, 나는 내가 부족한 가죽나무일

벽솔시인 | 기사입력시간 : 2019/12/08 [01:28] | 조회수 : 37

▲     © 한국예술문화타임즈



 

 나는 내가
부족한 나무라는
걸 안다

내 딴에는
곧게 자랐다
생각했지만 어떤
가지는 구부러졌고
어떤 줄기는 비비
꼬여 있는 걸 안다

그래서 대들보로
쓰일 수도 없고
좋은 재목이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다만 보잘 것 없는
꽃이 피어도
그 꽃보고
기뻐하는
사람 있으면 

나도
기쁘고 내 그늘에
날개를 쉬러 오는
새 한 마리 있으면
편안한 자리를 내
주는 것 만으로도
족하다

내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사람에게 그들의
요구를 다 채워줄 수
없어 

기대에 못
미치는 나무라고
돌아서서 비웃는
소리 들려도 조용히
웃는다

이 숲의
다른 나무들에
비해
볼품이 없는
나무라는
걸 내가 오래
전부터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늘 한 가운데를
두 팔로 헤치며
우렁차게
가지를 뻗는
나무들과
다른 게 있다면

내가 본래 부족한
나무라는
걸 안다는 것
뿐이다

그러나 누가
내 몸의
가지하나라도
필요로 하는 이
있으면 기꺼이
팔 한 짝을
잘라줄 마음
자세는 언제나
가지고 산다

부족한 내게
그것도 기쁨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별.  볼일.  없는
 가죽나무일
뿐이기 때문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