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山頂의 문어 외1편 / 서효륜

정유진기자 | 기사입력 2019/09/17 [23:53]

산정山頂의 문어 외1편 / 서효륜

정유진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19/09/17 [23:53] | 조회수 : 35

 

▲     © 한국낭송뉴스

 

 

산정山頂의 문어

 

서효륜

 


바다에서는 홀로 오를 수 가 없었다

정상을 향한 등에 업혀 가는 동안

어딘지 바깥이 궁금하지만 거친 숨소리에

숨죽이며 기다릴 수밖에 없다

정상 인가 보다

날 싸맨 보자기가 풀리는 순간

고지의 정상에 붉은 초장냄새가 날린다

바다의 문어가 산에 올라 왔다

춤추는 손가락 마다 입맛을 다시며

내 몸에 초장을 바른다

꼭대기에서 설레는 환호도 잠시

입맛 독한 이빨들에게

나는 찢기 우며 피눈물을 철철 흐르고 있다

바다에서 산으로 기적처럼 올라온 건

애주가의 초장 때문이다 알콜 묻힌 입술들에게

듬뿍 초장을 짖이겨 소독하듯 덧칠 해 주고

나는 거친 파도 솟구치는 고향 바다로

초장을 찍어 산정에서의

익사 소식을 날린다.

 

 

 

 

보이스피싱 유탄

 

서 효륜

 


부산 사는 할아버지 혼자서

일본 나가사키로 여행을 갔다가

500엔짜리 식사 후 지갑 잃은 버린 것을 알고

식당 주인과 실랑이하다 경찰서까지 갔다

연락받은 한국 영사관 직원 50대 박씨,

한국에 있는 28살 할아버지 아들에게 전화 한다

``여기는 일본 H 총영사관입니다

아버님이 나가사키로 관광 오셨다가 지갑을 분실하셨습니다``

말 끝나기도 전에

``나는 너 같은 놈 잡으러 다니는 법무 감찰관이야

평생 그렇게 헤쳐 먹고 살아라``

개거품 물며 온동네 개새끼 소새끼 다 불러 들인다

아니라는 입술을 떼면 땔수록 더욱 더 미친듯이 달려든다

영사관직원 박씨, 이번엔 출가한 30대 딸에게 전화 한다

``여기는 H총영사관입니다 아버님이 지갑을...

말 끝나기도 전에

``, 서울경찰청 여 형사야 너 혼나볼래...

남매에게 물린 개새끼 소새끼 몰아

할아버지 앞에 풀어놓고

왈왈 짖어대는 박씨

``요즘 보이스피트가 많아서 그런 갑제,

근데 나 인종차별 당해 빨리 꺼내 줘...

박씨,뚜껑 열렸다.

 

 

* 할아버지는 보이스피싱을 보이스 피트라고 발음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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