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꽃 외1편 / 최창영

정유진기자 | 기사입력 2019/09/04 [23:26]

민들레 꽃 외1편 / 최창영

정유진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19/09/04 [23:26] | 조회수 :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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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꽃

 

 

최창영

 

 

 

육교 시멘트 틈에 뿌리 내려

 

불가사리 잎사귀 바닥에 깔고

 

파란 하늘에 닿게

 

등대처럼 꽃대 높이 올려핀 샛노란 한 떨기 꽃

 

이 아득한 거리

 

황막한 주위에 연등 되어 그리움을 밝히다

 

끝내 사무쳐

 

말 한 마디 못하고

 

둥근 씨 송이 백발로 하햫게 하햫게 해탈 되어도

 

세월 바람불면 흩어지는 외로운 홀씨

 

허공에 멀리멀리 萬行(만행)하다

 

그대 그리움

지상에 또 심는다                



 

참 외

 

최창영

 

 

노란 참외에 고향이 묻어 있다

 

중학교 첫 여름방학

 

점심밥 싸 들고 먼 들판 길 걸어

 

개천물가 참외밭 한 달간 파수꾼 노릇

 

긴 여름 하루가 외로운 미루나무 같고

 

뙤약볕 아래 익어가는 달콤한 참외 냄새 코끝에 닿아

 

주린 창자에 몇 번이고 만지기만 했던 어린 시절

 

때깔나는 물건은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하니까

 

어머니의 허리 목은 또 얼마나 아프셨을까

 

이른 계절 상표 붙은 참외를

먹다가 울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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