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있던 자리 / 천양희

정유진기자 | 기사입력 2019/07/29 [11:18]

새가 있던 자리 / 천양희

정유진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19/07/29 [11:18] | 조회수 : 74

 

▲     © 한국낭송뉴스



새가 있던 자리

 

천양희

 

 

 

잎인 줄 알았는데 , 새네

저런 곳에도 앉을 수 있다니

새는 가벼우니까

바람 속에 쉴 수 있으니까

오늘도 눈뜨고 있어도 하루가 어두워

새가 있는 쪽에 또 눈이 간다

프리다 칼로의 "부서진 기둥"을 보고 있을 때

내 뼈가 자꾸 부서진다

새들은 몇 번이나 바닥을 쳐야

하늘에다 발을 옮기는 것일까

비상은 언제나 바닥에서 태어난다

나도 그런 적 있다

작은 것 탐하다 큰 것을 잃었다

한 수 앞을 못 보았다

얼마를 더 많이 걸어야 인간이 되나*

아직 덜 되어서

언젠가는 더 되려는 것

미완이나 미로 같은 것

노력하는 동안 우리 모두 방황한다

나는 다시 배운다

미로없는 길없고 미완없는 완성도 없다

없으므로 오늘도 눈 뜨고 있어도 하루가 어두워

새가 있는 쪽에 눈이 간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