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4번 출구 / 이상국 시인

백우기자 | 기사입력 2019/07/06 [09:44]

혜화역 4번 출구 / 이상국 시인

백우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19/07/06 [09:44] | 조회수 : 16

 

▲     ©한국낭송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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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역 4번 출구

 

이상국

 

 

딸애는 침대에서 자고

나는 바닥에서 잔다

그 애는 몸을 바꾸자고 하지만

내가 널 어떻게 낳았는데-----

그냥 고향 여름 밤나무 그늘이라 생각한다

 

나는 바닥이 편하다

그럴 때 나는 아직 대지의 소작이다

내 조상은 수백년이나 소를 길렀는데

그 애는 재벌이 운영하는 대학에서

한국의 대유럽 경제정책을 공부하거나

일 하는 것보다는 부리는 걸 배운다

그 애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우는 저를 업고

별 하는 아래서 불러 준 노래나

내가 심은 아름드리 은행나무를 알겠는가

그래도 어떤 날은 서울에 눈이 온다고 문자 메시기가 온다

그러면 그거 다 애비가 만들어 보낸 거지 그리 알라고 한다

모든 아버지는 촌스럽다

 

나는 그 전에 서울 가면 인사동 여관에서 잤다

그러나 지금은 딸애의 원룸에 가 잔다

물론 거저는 아니다 자발적으로

아침에 숙박비 얼마를 낸다

나의 마지막 농사다

그리고 헤어지는 혜화역 4번 출구 앞에서

그 애는 나를 안아준다 아빠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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