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 채

다솔 | 기사입력 2019/05/02 [08:02]

5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 채

다솔 | 기사입력시간 : 2019/05/02 [08:02] | 조회수 : 56

 

5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이 채

▲     ©한명희

 

당신이 빨간 장미라면

나는 하얀 안개꽃이 되고 싶어요

나 혼자만으로는 아름다울 수 없고

나 혼자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고

당신 없이는 온전한 풍경이 될 수 없는 꽃

 

당신의 향긋한 꽃내음에 취해

하얗게 나를 비워도 좋을 꽃

그 잔잔한 꽃잎마다

방울방울 맺힌 그리움으로

당신만의 고요한 배경이 되고 싶어요

 

가끔 당신의 빛깔이 지칠 때나

가시 돋친 당신의 가슴이 아플 때면

당신을 위해 하얀 노래를 부르겠어요

눈 내리는 어느 날, 한 마리 겨울 새가 불렀던

그 순백의 노래를

제발 내 곁을 떠나지 말아 달라고

알알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애원하듯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꽃

당신의 어깨에 기대어

이대로 하얗게 잠들었으면

 

당신 곁에 있으면 작아서 더 예쁜 꽃

여린 꽃숨결이 멈출 때까지

소망의 은방울 종소리를 울리며

당신과 단둘이

사랑의 꽃병에 영원히 갇히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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