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 / 황현중시인

- 무주반딧불 시장을 지나며

다솔시인 | 기사입력 2019/04/27 [06:39]

산다는 것 / 황현중시인

- 무주반딧불 시장을 지나며

다솔시인 | 기사입력시간 : 2019/04/27 [06:39] | 조회수 : 197

 

▲     ©한국낭송뉴스

 

 


산다는 것
- 무주반딧불 시장을 지나며

황현중


시장에서 거래하는 것은
값이 아니라 인심이었다
세상이 메말랐다고 하지만
골목마다 착한 사투리가 붐비고
덤도 있고
더러는 공짜도 있었다
산다는 것이
언제나 약삭빠른 계산속이어야 할까
그토록 복잡하고 깊은 의미일까
깊이를 사는 것은
의미가 아니라 씨앗이었다
씨앗을 보듬는 부드러운 흙이었다
계절이 지나면 어김없이
곳간을 채우는 생명의 알곡들
나도 이제 씨앗처럼 살아야겠다
부드러운 흙처럼
씨앗을 돌보는
따뜻한 인심으로 살아야겠다
시장에서 거래하는 것은
값이 아니라 인심이었다.


애기똥풀

황현중


먼 옛날 이맘때
보릿고개 안고 가던
어머니 품속에서
배고픈 애기똥풀
칭얼대며 보챘을까요
황달끼 노랗게
빈 젖 물고
자다 깨다 울었을까요
이제는
배고플 일 없는데
배고플 일 없는
이렇게나 좋은 봄날
빈 젖 그리워
어머니, 내가 울어요.

 

 


 (작가 약력)
전북 부안 출생
한국시사문단에 시와 평론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시사문단 신인상 심사위원
제6회 북한강문학상 수상
시집 <조용히 웃는다>, <너를 흔드는 파문이 좋은 거야> 
산문집 <딴짓 여로> 
현재 전북 무주우체국장으로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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