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껍질 / 박일만

다솔 시인 | 기사입력시간 : 2019/04/26 [00:32] | 조회수 : 74

 

▲     ©한국낭송뉴스

 

 

 

감자껍질

 

박일만

 

 

버려진 껍질에서 싹이 났다

얇은 껍질이 싹을 키웠다

껍질은 제 살을 먹여 씨눈을 키우고

몸통을 바쳐 사람을 먹였다

껍질은 이 세상의 어미가 되었다

 

하여 나는 어머니의 알몸인 것이다

여리고 얇은 가죽을 남기고 나온 나는

게다가 가죽에 남은 젖눈까지 빨아댔겠지

 

세상 모든 잉태는 껍질의 후생이다

감자가 그걸 제일 먼저 일러줬다

 

천대받는 껍지 거기에서 네가, 내가 나왔느니

비로소 껍질이 자자손손 피를 돌게 했느니

 

어머니

지금은 저렇게 물 빠진 가죽만 남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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