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내 아버지로소이다 / 박산시인

백우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19/02/26 [22:57] | 조회수 : 73

 

▲     © 한국낭송뉴스



내가 바로 내 아버지로소이다

 

박산

 

 

아버지 걸음걸이가

알고 보니 지금의 내 걸음걸이다

아버지 얼굴이

알고 보니 지금의 내 얼굴이다

내가 본 내 친구가 그렇듯이

내 친구가 본 내가 그렇다

 

어린 시절부터 내가 그의 아버지를 알고

그가 나의 아버지를 알아왔으니

화장실에서 오줌을 누던 그의 뒷모습에서

내가 그의 아버지를 보았는데

내 웃고 걷는 한 순간의 모습에서

그도 내 아버지를 보았단다

 

그의 아버지도

나의 아버지도 다 가셨는데

씨 내림의 흔적대로

나는 나의 아버지가 되고

누구 하나 뭐라 하는 이 없는데도

숨듯이 슬쩍 그냥 들어와 있다

 

굳이 아버지를 부를 필요도 없이

내가 바로 아버지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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