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명선박사] 노년의‘일’: 의미 있는 일을 해야 마지막 보람을 느낀다.

정유진기자 | 기사입력 2020/03/30 [18:12]

[ 윤명선박사] 노년의‘일’: 의미 있는 일을 해야 마지막 보람을 느낀다.

정유진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20/03/30 [18:12] | 조회수 : 234

 

▲     ©한국예술문화타임즈

 

 

XI. 노년의‘일’: 의미 있는 일을 해야 마지막 보람을 느낀다.

 

  노동을 하는 일차적인 이유는 생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일을 하는 것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의미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무슨 일을 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살면 보람된 인생이 된다. 노년에도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고독을 극복하면서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인간은 일을 함으로써 자신의 자아를 확인하고, 자아의 완성을 향하여 간다. 많은 시간을 일도 하지 않으면서 소비만 하게 되면 권태와 게으름으로 인해 불행을 자초하게 된다. 일이란 돈을 버는 직업뿐 아니라 돈은 벌지 못하더라도 다른 모든 활동을 포괄한다. 대체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놓은 노년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노년에 더 보람을 느끼며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나아가 나눔과 봉사를 통해 이타적 행복을 누리면 그것이 자아완성을 실현하는 길이요, 가장 이상적인 노년의 삶이 될 것이다.    

 

(1) 노년에도 무슨 ‘일’이든 해야 인생이 지루하지 않다.  

     

  인생의 행복을 설계함에 있어서 필수적인 두 요소는 일과 사랑이며, 노후 설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돈만 마련되면 노년이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돈이 행복의 최소한의 조건이지만 노년의 행복을 전부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남아있는 시간과 에너지를 가지고 무엇을 하고 보낼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하는데, 그것이‘ 일’이다. 일의 목적은 돈이 아니라 가치에서 찾아야 한다. 노년에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할 때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되고, 그 자체가 행복이다. 일을 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증가한다고 한다.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칼라일은 “인간은 일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완성한다.”고 했다. 일이야말로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고, 자아의 완성으로 가는 무기이다.

  일은 신체와 정신 건강을 허락하고, 자존감을 높여주며, 낙관적 사고를 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건강한 노년을 보장해준다. 무엇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세우고, 소속감을 느끼도록 만든다. 일이 없어서 논다는 것은 지옥생활과 다름없다. 일을 하지 않으면 무력감·공허감·지겨움·권태 등이 생기고,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취미생활을 하거나 여행을 다니거나 사랑을 하는 것도 그 시간을 다 책임지지 못한다.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시간을 소비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노후에도 일을 계속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삶의 방식이다.

  2의 인생은 언제부터 시작되는가의 시점은 개인적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춘 경우에는 굳이 돈 버는데 더 시간을, 아니 인생을 투자할 필요는 없고, 새로운 인생계획을 세우고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의 인생을 인간답게 누릴 수 있는 충분한 경제력을 마련한 노년들은 제1의 인생에서 하지 못한 일, 새로운 일, 의미 있는 일을 선택해서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문제가 해결되지 아니한 노년들은 생존을 위한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노년에게는 취업의 기회가 거의 없고, 창업을 하는 데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연금이 나오지 않는 때에는 생존을 위한 경제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노년에도 직장은 없더라도 무엇인가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는 ‘자신의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에 따라 스스로 선택할 문제이다.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마지막 행복으로 가는 방법이다. 노년에는 새로운 일을 찾아 의미 있는 인생을 사는 것이 이상적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 않는가. 작품을 남기든가 봉사를 하던가 간에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이름을 남기는 것이 가장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일이다. 그 대가는 돈이 아니라 보람이요 행복이다.

 

  젊었을 때는 성공을 향하여 외면적 발전을 추구하지만, 노년에는 마음의 평화와 같은 내적 계발을 이루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최종적으로 자아완성을 향하여 자신이 선택한 일을 계속하면서 사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어 자기가 소망하는 직업을 얻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므로 노년에는 눈높이를 낮추어서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전문성을 살려 계속 일할 수 있다면 행운이다. 은퇴하기 전에 새로운 일자리를 위해 자격증을 미리 얻거나 기술을 연마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때에는 자기가 부득이 선택한 일을 하면서 어느 정도 행복을 누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취미생활을 하면서 할 수 있을 것이다.

  직업을 갖지 않더라도 주변에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 박물관 관람·시 짓기·사진 찍기·미술 감상 등 문화생활을 하거나, 독서·배움·여행 등 평생 공부를 하거나, 여러 가지 나눔·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 무엇을 원하는가, 어디에 재능이 있는가, 어떤 삶을 추구하는가에 따라 일의 종류는 결정하면 된다. 일에는 귀천이 없다. 은퇴한 후에는 욕망을 내려놓고, 체면을 생각하지 않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면 된다. 한번뿐인 인생: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직장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경쟁을 전제로 한다. 그것도 무한경쟁으로 치닫게 된다. 그러나 노년에는 굳이 경쟁 속으로 뛰어들 필요가 없다. 경쟁이 없는 삶: 얼마나 여유로운가? 노년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보람 있는 일을 하면 된다. 결과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방법대로 하면 된다. 이것이 노년의 특권이다. 자존감을 가지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방식대로 자신의 걸음으로 걸어가면 된다.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했느냐 그리고 만족하느냐가 중요하다. 성공과 행복의 판단 기준도 자신이 만드는 것: 욕심을 버리고 비움으로 채우면 그곳이 천국이요, 그렇게 살면 구원을 받을 것이다.  

  노년에 추구하는 가치는 소유가치가 아니라 ‘존재가치’이다. 가지고 있는 것을 향유하면서 행복을 누리는 것이 노년의 길이다. 소명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면 그것이 가치 있는 일, 의미 있는 일, 훌륭한 일이다. 어떤 일이든 찾아서 해야 한다. 가능하면 전문성을 살려 일을 하게 되면 더 보람을 느끼면서 일할 수 있다. 일은 의무로서가 아니라 즐기면서 해야 건강에도 좋고 행복도를 높일 수 있다. 일터가 놀이터 역할을 할 때 즐거운 만년이 될 수 있다. 보상을 받지 않고 하는 일에는 은퇴란 없다. 자신이 원하는 날까지,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일을 할 수 있으면 그것이 평생의 행복이요 성공한 인생이다.  

 

(2) 노년에도‘몰입’이야말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하느냐가 행복의 잣대가 된다. 일을 계속한다는 것은 노년을 행복의 길로 안내한다. 연령에 따라 느끼는 행복도 달라진다. 인생은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는데, 노년에 무슨 좋은 일이 있겠는가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즐거움을 만들어 가면서 행복을 누려야 한다. 행복은 선물로써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과욕을 부려서는 안 된다. 육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또는 환경적으로나 능력적으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서 욕심을 부려 장대한 계획을 세워서는 안 된다.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을 선택해서 추진해야 한다. 성공적으로 이루어낼 수 없으면 스트레스만 받고, 불필요한 좌절감을 느끼게 되니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는 셈이다. 순리적으로 합당한 범위에서 가능한 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무리하면 오히려 생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때는 일에 몰두해 있을 때이다.(힐티) 몰입이론의 창시자 칙센트미하이는 “일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를 몰입(flow)이라고 정의하면서 몰입할 때 가장 만족도가 높고 행복의 기간이 길다고 한다. 몰입이란 여러 가지 일에 분산되어 있는 관심과 에너지를 한곳에 집중시키는 것을 말하며, 섹스에 비유하기도 한다. 칙센트미하이는 인생을 훌륭하게 만드는 것은 깊이 빠져드는 몰입이라고 하면서 몰입의 결과 얻는 행복감이야말로 스스로 만드는 것으로 행복도를 고양시킨다고 했다. 몰입하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어떤 일이라도 일단 선택을 한 경우에는 흥미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해서 성취감을 얻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을 사랑해야 한다. 그러므로 노년에도 자기가 하는 일에 몰입하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요, 긴 행복을 느끼는 방법이다.  

 

(3) 평생 ‘현역’으로 살아가도록 준비를 하자.

 

  2의 인생은 자기가 못다 한 일을 함으로써 ‘자아의 완성’을 이루는 시기이기도 한다. 1의 인생은 권력·부·명예 등 외부적 조건들을 성취하는데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지만, 2의 인생은 남은 시간과 에너지를 못다 한 것에 투자함으로써 만년의 행복을 추구할 시기이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업적의 64%는 노년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60세부터 75세까지를 인생의 황금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은퇴하지 않고 계속 현역으로 일할 수 있는 직업은 축복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기업체 주인이거나 예술가·발명가 등이 아니면 이런 행운을 누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다시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고, 새로운 직업을 얻기 위해서는 자격증을 미리 획득하는 등 준비를 하여야 한다.

  노후에 할 수 있는 일은 해설사·시간강사 등 공익강사, 간병인·경비원 등 파견인력, 세차·배달 등 시장참여 등 그 유형은 다양하다. 오늘날 시장이 다변화되고, 일용직이 늘어남에 따라 일거리는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비정규직이고 저임금이므로 눈높이를 낮추어 가야 한다. 일부 전문직이나 공무원의 경우 다른 유사기관·산하기관이나 중소업체에 재취업하는 사례들이 있지만, 그 기회는 아주 협소하고, 공무원의 경우 낙하산 인사 등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지위를 낮춰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방자치단체나 종교집단 등에서 자원 봉사하는 일도 많이 확대되고 있다. 나아가 문학 작품을 쓰거나 음악을 작곡하거나 전문성을 살리면서 할 수 있는 영역도 많이 있다.

  일을 계속하게 되면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인간관계를 그대로 지속하며, 자신의 인생에 의미 있는 일을 함으로써 자존감을 키울 수 있다. 은퇴를 하게 되면 인간관계는 끊어지고, 세상이라는 사막에서 홀로 걷게 된다. 그래서 일이야말로 ‘고독’을 극복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2의 인생은 삶을 소모하는 과정이 아니라 일을 함으로써 인생의 마지막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평생 현역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년에 대비한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직업에는 정년이 있지만, 일에는 정년이 없다. 일을 계속하는 것이 노년의 최고의 행복이다.  

 

(4) ‘재취업’이 노년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든다.

 

  2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려면 무엇이든지 일을 계속해야 한다. 평생직업을 가지고 있어 그 일을 계속할 수 있다면 축복받은 인생이다. 생계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경우에는 재취업을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은퇴를 하고나면 새로운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 일을 계속하게 되면 노년이 지루하거나 무의미하지 않게 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긴다. 새로운 열망이 솟아오르고, 학구열이 자라면 마음도 젊어지고 행복해진다. 항상 꿈을 잃지 않고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이 노년에 행복으로 가는 필수적 코스다.

 

  은퇴 후 다시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노년에게는 축복 중의 축복이다. 은퇴자들은 누구나 계속 일하기를 소망하지만, 일할 기회가 얻기 힘들다. 눈높이를 낮추어야 가능성이 있는데, 체면을 생각해서 그럴듯한 자리를 원하는 경우에는 하늘에 별 따기나 다름없다. 서울시청 계약직으로 재취업한 어느 퇴직공무원은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말한다. 은퇴를 한 후 아직 몸과 마음은 건강한데 할 일이 없다보니 힘들고 괴로웠다고 한다. 그러다가 재취업을 하여 다시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니 건강해지고 삶의 의욕도 생겼다고 한다. 재취업을 하여 서울시 안내 데스크에서 민원서비스 업무를 맡아 일하고 있다. 이처럼 재취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고 운이 좋아야 한다. 자기가 평생 쌓아온 노하우를 사회에 환원하니 또한 보람을 느낀다. 이처럼 할 일이 있다는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좋고, 자긍심을 가지고 여생을 보내게 되니 노년이 행복해진다.

  재취업이 쉽지 않으므로 ‘창업’을 하는 노년들도 많이 있다. 지난날의 자신의 지위를 지키고자 하는 욕망도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업의 성공률은 아주 낮다. 이처럼 창업에는 많은 위험성이 있으므로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충분한 자가진단을 거친 후에 창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경험도 없으면서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금물이다. 시장조사를 철저하게 하고, 주변 환경을 철제하게 분석해야 한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분야에서 어느 정도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 그리고 멘토의 조언을 받아 현명하게 결정해야 한다. 자금을 투자할 때 다른 사람들의 빚으로 하는 것은 금물이고, 생활에 필요한 자금은 남겨두고 여력이 있는 범위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 연금을 일시에 받아 창업을 하는 사람들은 경험이 없어 실패하기 쉽다. 또한 남의 말에 넘어가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봉급생활자로 평생 살다가 창업을 하는 때에는 그 성공률이 1%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그러므로 준비 안 된 창업은 금물이다.

  노동의 개념이 직업에서 일로 바뀌고 있다. 한 회사에서 일하고 임금을 받는 직업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 근무하는 시간제 노동이 성행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 단기적 노동력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소위 긱(gig) 이코노미가 등장하였다. 매킨지는 이를 ‘새로운 디지털 장터에서 거래되는 기간제 근로’라고 정의한다. 이는 아동들에게 책읽기, 그림그리기 등의 재능을 기부하거나 불편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을 비롯해서 승용차를 함께 이용하는 카카오 카풀, 파트타임 택배인 쿠팡 플렉스 등 다방면에서 시작되고 있다. 선한 의도를 가지고 ‘착한 사업’을 해야 고객의 공감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윤추구만을 목적으로 하지 말고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야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 그 사업은 베스트 원이 아니라 온리 원이 되어야 하고,  자신이 취미와 흥미가 있어야 한다.

 

(5) ‘사회적 경제’가 노년의 일자리를 만들어준다.

 

  우리나라는 현재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노동인구의 감소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노년들은 은퇴하고 나면 일자리가 없어서 취업이 거의 불가능해지고, 저출산으로 인해 노동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함에 따라 후손들은 사회복지 부담이 늘어나게 되어 있다. 이 문제는 세대 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단순한 경제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거시적으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종의 해결책으로 부상하는 것이 사회적 경제이다. ‘사회적 경제’는 자본주의의 불균형발전으로 노동의 소외를 초래함에 따라 사회적·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안출된 것으로 공제조합이나 소비조합 형태로 출범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의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절대적 빈곤, 일자리 격감과 노동시장의 유동성, 경제저성장으로 인한 재분배의 취약성 등의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이를 탈피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이 출현하게 되었다. OECD는 ‘사회적 경제’란 “국가와 시장 사이에 존재하는 조직들로서 사회적 요소와 경제적 요소를 포함한다.”고 형식적으로 규정하고, 폴라니는 “사회적 경제는 인간행위 가운데 상호배려의 정신에 입각한 호혜성과 나눔을 원칙으로 하는 재분배 원리가 작동하는 경제”라고 실질적으로 정의한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기본법’은 사회적 기업을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조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조직으로는 사회적 기업을 비롯하여 협동조합·마을기업·자활기업·농어촌공동체회사 등이 있다. 사회적 경제는 단기적으로는 노년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참여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세대 간의 갈등을 극복할 수 있고, 나아가 자본주의의 모순을 치유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경제는 국가개입과 시장경제를 넘어선 제3의 경제영역인데, 민간 주도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사회단체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으므로 국가예산을 투입함으로써 정부가 주도하는 형편이다. 국가는 단기적 성과에 급급하여 창업과 일자리 만들기에  정책을 집중시키고 있는데, 정부의 지원이 끝나면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좋은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드는 등 부작용 또한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경제는 복지국가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하므로 조속한 발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하나의 재미있는 예로써 북한산 자락에 있는 ‘협동조합주택’이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고 함께 하는 삶을 추구하기 위해  8가구가 모여 공동체 주택을 건립하였다. 이는 은퇴자나 예비은퇴자들이 노후의 행복한 삶을 누리려는 발상에서 이루어졌다. 이웃이 서로 관심을 가지고 함께 사니 도시생활의 삭막함이나 인생의 고독함을 이겨낼 수 있고, 생활에서 생기는 문제들, 특히 안전문제를 함께 할 수 있으며, 임대수익으로 노후 비용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노후에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일종의 모델이 될 수 있다. 협력은 경쟁사회에서 인간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6) 노년에도 ‘새로운 것’을 찾아 몰입하면 행복해진다.

 

  성공적인 은퇴를 위해서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학습하는 욕구를 가져야 하며(세라 요게브), 새로운 일에 몰입함으로써 행복감을 누린다고 한다. 과거와 빨리 결별하고 오늘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첩경이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정신분석하자  융은 중년이 되면 ‘개별화 과정’을 거쳐 노년으로 넘어간다고 했다. ‘개별화’란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바를 이룸으로써 개체로서 자아를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노년이 되면 자유와 시간이 허락되므로 제1의 인생에서 하던 일을 완성하거나 못한 일을 새롭게 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노인들이 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적으므로 열린 마음을 가지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가지고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에 자기가 평생 하고 싶었던 일을 새롭게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바야흐로’와 ‘실버그래스’가 노년 반격 프로젝트에서 경쟁대상자를 물리치고 시니어가수로 탄생했는데, 전국을 돌면서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시니어 연극단 ‘카사드림연극단’이 구성되어 은퇴 후유증·황혼 이혼·노인 고독사·웰다잉·노인의 성문제·자살방지 등 고령화 사회문제들을 주제로 한 공연을 계속할 것이라고 한다. 소설이나 시를 쓰면서 새로운 삶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노년에 연극배우가 되고 모델이 되는 등 그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취미생활을 하면서 삶의 활력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은퇴자들이 교육·문화·예술·봉사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하고 있다. 그동안 일에만 매진하다가 이제 우뇌를 동원해서 창조적인 활동을 하며 행복을 찾고 있다. 그리하여 노년의 에너지를 사회에 바침으로써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올해 만 101세인 제시 파워 여사는 영국의 최고령 디자이너로서 아직도 바늘과 실을 놓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5세 때 의류공장에 들어가 바느질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연극에 대한 열정으로 배우활동을 동시에 하다가 86세에 은퇴를 하였다. 패션에 대한 열정은 계속되어 87세에는 패션에 관한 학위를 받았다. 지금도 자신의 브랜드 ‘미스 네노’로 옷을 만들고 있다. 파워 여사의 장수 비결은 “서로 믿고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연령만큼이나 그녀의 인생은 무르익었다고 할까,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임을 터득한 것이다.      

 

(7) 노년에는 ‘봉사’하며 사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인간은 봉사할 때 가장 행복을 느낀다. 가슴이 뜨거우면 이타심이 생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우리게 된다. 타인을 돌보고 마음을 전하며 가르침을 주는 것이야말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며, 성숙한 인간이 되는 방법이다. 이러한 공동체 행복이 가장 으뜸가는 행복이다. 노년에는 행복을 쾌락보다 의미에서 찾는 성향이 있다. 개인의 행복과 함께 공동체 행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 자원봉사는 자신을 사회에 바칠 수 있는 고귀한 작업이다. 자신의 신체적·물질적·정신적 자산을 사회에 환원시키는 성스러운 작업이다. 자원봉사를 하면 기쁨이 충만해지고 자존감이 생기며,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 자원봉사를 하면 주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 그것은 이기적 행복으로부터 해방되어 얻는 이타적 행복이다. 체험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없다고.

  달라이 라마는 “사랑과 봉사는 다른 것들이 절대로 주지 못하는 특별한 선물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그것이 이타적 행복을 통해 느끼는 공동체적 행복으로 행복 중에서도 으뜸가는 행복이다. 단체로써 봉사활동을 하면 소속감이 생겨 소외감을 극복하고, 유용한 사람이라는 자긍심도 생기며, 개인적으로 건강도 챙기고 고독을 극복할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 일 자체를 즐길 수 있으며, 자긍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력과 기술을 메토링 프로그램을 만들어 노년들에게 전수하면 ‘가교 고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전문성을 살려 하면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며, 그만큼 더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에너지를 활용하면 사회와 문화도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간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을 돌아가는 존재이다. 그런데 노년에도 이를 깨닫지 못하고 물질에 얽매여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미케란제로는 조각이란 ‘깎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인생도 마찬 가지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욕심과 성냄을 덜어내는 것이다. 물질로부터 해방되고 온유한 성격을 가지는 것이 노년의 덕목이다. 노년에는 나머지 재산과 에너지를 다 쓰고 간다는 생각으로 베풀고 봉사하며 사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다. 기부를 하거나 나눔을 베풀거나 자선을 함으로써 누리는 이타적 행복: 그것이 고차원적 행복에 속한다.

 

  우리나라 노년들은 선진 국가들에 비해 아직 사회봉사 활동에 소극적이다. 이제 노년들은 봉사활동의 대상인 객체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 주체가 되어야 한다. 기부하는 것은 돈만이 그 대상은 아니다. 무엇이든 기부할 수 있다. 어떤 분야에서도 봉사할 수 있다. 시니어봉사단이 광범하게 조직되어 여러 가지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사회를 밝게 만들고 있다. 웃음이나 친절이나 위로를 주는 것은 훌륭한 기부이다. 가장 중요한 기부는 시간과 마음을 주는 것이다. 그 대상은 얼마든지 많이 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기부하는 것은 더 보람을 느낀다. 봉사활동을 하면 노년에 건강에 도움이 되고,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으며, 인간관계도 넓어지고, 나아가 사회에 귀감이 되어 국민 전체의 행복도를 높여준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남기지 말고 사회에 환원시키고 가는 인생이야말로 성공한 인생이요 아름다운 삶이다.

 

(8) ‘슈바이처 박사의 교훈’은 고해를 비추는 등불과도 같다.

 

  슈바이처 박사는 평생 봉사활동을 한 대표적인 인물로 세계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슈바이처 박사는 30세에 의학 공부를 시작해서 박사학위를 받고, 38세에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아프리카로 떠났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신학 공부도 했으며, 30세까지는 학문과 음악에 심혈을 기우렸다. 그런데 아프리카 흑인들이 빈곤에 시달리며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전염병에 시달린다는 뉴스를 접하고, 기독교 정신을 되새기며 그들을 인류애로 돕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열악한 환경에서 평생 의료봉사를 하다가 이 세상을 하직하고 하나의 별이 되어 밤하늘에 떠 있다. 그 공로로 1952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는데, 그 상금은 나환자촌을 세우는 데 사용되었다.

  슈바이처 박사는 ‘생명에의 외경’이란 사상을 몸소 실천하면서 수많은 생명을 구해낸 천사와도 같은 인생을 살았다. 그의 일은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했으므로 천직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이처럼 자신을 바쳐 봉사할 수는 없지만, 그의 봉사정신은 전 세계에 스며들어 많은 후광을 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전문분야에서 재능기부를 함으로써 사랑을 나누고 있으며, 많은 성직자들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말씀을 전할 뿐 아니라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숭고한 정신은 세계를 향하여 침투되고 있으니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동력이 되고 있다. 조금이나마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고차원의 행복으로 가는 길이요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다.

 

(9) 우리나라에서도 노년의‘봉사활동’이 널리 전개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에 매달려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사회에 봉사하는 정신이 없었다. 최근에 와서  우리나라에서도 경제성장에 힘입어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널리 전개하고 있다. 봉사활동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으며, 많은 노년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만년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봉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개인적으로 봉사를 통한 공동체적 행복을 누리는 방법이고, 사회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공생을 위한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21년 간 매일 쓰레기를 주웠더니 병원이 커졌다.” 조선일보 Why?의 제목으로 경남 창원에 있는 한양대한마음창원병원 이사장 하충식 원장의 인생 스토리이다. 19951월 월세를 내는 병원 원장으로 시작해서 20169월 착공을 해서 10191월 준공 예정으로 약 37천 평에 400병상을 가진 종합병원으로 키웠다. 성공의 비결을 묻자 쓰레기 줍는 집게를 보여주면서 21년째 아침에 직원들과 함께 거리청소를 하고 있는데, 이 기록이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한다. 청소를 하는 이유는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꿈을 이루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고, 함께 청소를 하는 이유는 서로 꿈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한다. 전체가 뭉쳐서 비전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일하면 언젠가는 승리한다는 ‘늑대정신’으로 전 직원이 무장을 하고 있단다. 그는 청소를 통해 사회에 봉사를 하면서 동시에 병원을 키우는 일종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KBS 9의 ‘나눔의 행복, 기부’프로그램을 보았다. 연속 프로그램으로 아름다운 기부의 모습들을 소개를 하고 있다. 평균 78세의 여성들이 함께 더러운 길가나 공터를 찾아다니면서 꽃을 심고 작은 화원을 만들어 도시를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 그들은 ‘게릴라 가드닝 봉사단’이라고 불린다. 한 지역에서는 커피 축제가 열렸다. 커피를 팔아 남는 수익금을 전부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부한다. 바리스타 교육도 무료로 병행하고 있다. 커피와 기부가 만나 사람들에게 행복을 만들어준다. 이처럼 노력이나 재능을 기부함으로써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사회에 봉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조직화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와 같은 아름다운 일에 동참함으로써 행복을 키워가는 인생이야말로 아름답다.    

 

(10) ‘밥’이라는 연극이 많은 시사를 준다.

 

  어느 날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운동을 소재로 한 연극‘밥’을 보러 갔다. 사제생활을 은퇴한 후 치매를 앓게 된 신부 종현은 영적인 쉼터이자 영혼의 고향인 수도원에서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찾아가는 길이다. 30년간 식복사로 일해 온 윤정은 가족 이상의 존재인 충현을 직접 데려다주기 위해 자전거를 개조하여 태우고 수도원으로 향하는 둘만의 여행을 시작한다. 눈만 뜨면 감사할 일만 있다고 하루하루 감사하면서 ‘밥’을 손수 만들어 제공한다. 두 사람은 사랑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짧지만 행복한 마지막 이별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신문은 두 사람의 관계를 색안경을 쓰고 뒤를 쫓는다. 한 곳에서 만남을 가졌는데, 두 사람의 성스러운 관계를 확인하고 기사화하려는 계획을 접는다.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밥’이 먼저냐 ‘말씀’이 먼저냐는 물음에 윤정은 식복사답게 밥이 먼저라고 외친다. 밥을 먹어야 살아서 말씀을 읽고 들을 수 있지 않느냐고. 신과 함께 걷고 있지만 인간이기에 외로울 수밖에 없고, 마지막 순간까지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고통스럽지만 아름다운 사제의 삶을 식복사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마침내 종현 신부는 저 세상으로 떠나고, ‘홀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윤정의 마지막 모습’이 바로 외로운 인간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마지막 장면이 많은 여운을 남기며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윤정의 마지막 봉사야말로 수녀의 성스러운 작업이다. 차라리 이는 희생으로 누구나 이런 일을 할 수는 없다. 인간의 심성에는 신성도 있으므로 가능한 것인데, 이러한 종교적 행복을 누리며 산다는 것은 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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