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선박사] 시니어 행복론

'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노년을 즐겁게 살 수 있다.

정유진기자 | 기사입력 2019/12/16 [01:26]

[윤명선박사] 시니어 행복론

'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노년을 즐겁게 살 수 있다.

정유진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19/12/16 [01:26] | 조회수 : 65

 

▲     © 한국예술문화타임즈



(8) ‘2의 인생을 준비해야 노년을 즐겁게 살 수 있다.

 

 

세네카는 세월은 눈 깜작할 사이에 지나간다고 했다. 그러니 노년을 위해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눈 깜작하는 사이에 노년이 다가온다. 그러므로 노년에 대비한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특히 은퇴시기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준비 안 된 노년은 불행이요 저주다. 노년이 되면 노화과정을 거치면서 신체기능이 약해지고, 기억력이 떨어지며, 외부의 자극에 대한 반응속도마저 느려진다. 평생 살아온 사고방식이 굳어져 자기중심적으로 변하여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수용하거나 타협할 줄 모르는 경향이 있다. 큰일을 할 수 없으므로 매사에 소심해지고 의존심이 강해진다. 대인관계도 소극적으로 대하여 점차 그 범위가 줄어든다. 다양한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이 생기고, 여러 가지 질병이 나타난다. 그러면 스스로 인생의 사양길로 들어선다.

시간이 흐르면서 남성과 여성의 성징은 뒤바뀐다. 남성은 여성호르몬이 증가하고, 여성은 남성호르몬이 증가함에 따라 남성은 수동적이 되고, 여성은 공격적이 된다. 노년에는 특히 가정이 유일한 안식처이고, 부부관계가 행복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사실을 수용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하여 가정의 평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노년은 인생의 끝자락이라고 생각하고 결코 절망하지 말고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남은 인생을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고, 자아완성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사고와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행복지도를 만들고, 낙관적인 사고를 하면서 새롭게 제2의 인생을 출발해야 한다.

2의 인생은 인생의 전환기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자신의 소망에 따라 새로운 환경과 조건에 맞추어 결정하면 된다. 퇴직 후 어떤 생활을 하기를 원하는가에 대하여 순수한 은퇴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은 57.1%로 가장 많았고,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28%였으며,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은 12.4%에 불과하였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건강이 61%로 가장 많았고, 경제적 문제가 그 뒤를 이었다. 노년을 미리 준비를 해야 할 이유를 ‘ALL Ready?’7가지로 들고 있다. 그 이유는 조기 퇴직과 평균수명의 증가, 출생률의 하락, 부실한 국민연금, 인플레이션, 과도한 세금, 의료비 지출 증가, 탈 자녀 의존 사회 도래 등이다. 그런데 이들 이유는 주로 경제적 이유만을 들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소득이 높고 부를 축적한 성공한 사람들은 모든 조건들이 갖추어져 있으므로 자신의 계획대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다. 문제는 소득이 적고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들로써 어떻게 노후를 설계해야할 지 막막하기만 할 것이다. 이들에게는 어떤 일을 하면서 돈을 벌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재취업이든 창업이든 문제가 많은데, 어떤 방법으로든 생존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1차적 문제다. 우리나라 노년의 빈곤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는 사실이 우리들을 슬프게 만든다. 그러므로 젊었을 때부터 노후자금을 충분하게 준비해야 한다.

금전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의 문제를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돈벌이를 전제로 하지 않는 한 마음의 문만 열면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 자신의 인생을 완성하기 위해 꿈을 가지고 있는 한 길은 어디에나 열려 있다. 항상 꿈을 간직하고서 자신이 원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면 행복은 그곳에서 꽃피울 것이다. 그러나 무리하게 자신의 능력이나 환경에 맞지 않는 무모한 계획을 세워서는 안 되고, 눈높이를 낮춰 실현가능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노년의 비극은 사람이 늙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겉은 늙었어도 마음은 여전히 젊다는 데 있다.”(오스카 와일드) 1의 인생에서 하지 못한 일, 의미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면 제2의 인생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

 

(9) ‘건강한 노화’: 그 방법을 터득해야 행복한 노년이 될 수 있다.

 

 

노화를 늦추는 방법을 터득하고 만년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노년의 권리인 동시에 의무요 책임이다. 에블린 푸케로우 연구팀이 영국·프랑스·벨기에·스페인·포르투갈 등을 대상으로 은퇴 후 만족도 조사를 하여 추출한 전반적인 만족도의 결정요인은 건강과 의료 접근성, 미래에 대한 희망과 열정, 결혼과 가족에 대한 만족도와 은퇴로 인한 자유로움과 자기통제력 등이었다. 사람에 따라 그 요인을 달리 들고 있는데, 이들은 노년의 행복조건들을 잘 요약하고 있다.

가장 먼저 재정상황을 계획하고 이에 맞추어 노후준비를 해야 한다. 건강에 좋고 영양이 균형 잡힌 식단을 마련하여 먹는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이 중요하므로 뇌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노년에는 적당한 운동이 필수적이다. 어디에서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대형병원에 접근하기 쉬운 의료접근성이다. 항상 꿈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며, 노년에도 꿈을 잃어버리면 그 인생은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무슨 일이든 나이에 걸맞고 환경에 순응하면서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래야 자존감을 가지고 만족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일을 해야 자신이 생산적 인간이고 사회에 기여한다는 자긍심을 가지게 된다.

여성이 더 사회성이 있고 적응을 잘하므로 남성이 여성보다 세심하게 은퇴 후를 준비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며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행복을 키워가야 한다. 노년에는 부부와 가족 사이에 소통이 원만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활동을 적극적으로 폭넓게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다. 관심의 폭을 넓히고, 평생 배우는 자세로 살아가는 그 자체가 행복이고 건강에 좋다. 가진 것을 베풀며 봉사활동을 통해 의미 있는 인생을 만들어갈 때 그의 인생은 성숙해지고 사회에 귀감이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긍정적인 사고를 함으로써 세상을 낙관적으로 보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 행복을 담보한다.

그렇다고 인생이 만만치는 않다. 인생은 고해라고 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적응력을 키워야 하고, 끝까지 견딜 수 있는 인내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행복과 불행의 균형감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작은 것에 즐거워할 때 지속적으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주어진 조건에서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특히 노년의 행복을 결정한다. 노년에는 영성이 발달하므로 종교에 귀의하여 참다운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노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삶을 누리게 되면 노화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고, 건강한 노년을 삶으로써 제2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건강한 노화, 행복한 노년: 이것이 성공한 인생이다.

 

(10) 노년의 생활양식은 주로 어떤 양식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다섯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퇴직 후 중년들의 생활양식은 그 지향하는 바에 따라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Heyday). 그 지향점은 일, 취미, 관계, 배움, 은둔 등으로 유형화된다. 노년의 경우도 대체로 같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지만, 종교가 중요한 요소로 추가된다. 이러한 지향점들은 행복의 조건들을 말하는 것으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 추구해야 할 목표이다. 2의 인생은, 사람에 따라 그 비율이 다르지만, 이들을 조화롭게 지향하며 살아가는 것이 이상적인 방식이다. 다만 그 형태는 자신의 이상에 맞추어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다.

일중독형은 은퇴 후 경제적 안정을 갖추는 것이 행복의 원천이라고 생각하고, 소득을 가장 중시하는 부류이다. 일에 몰입하는 자체에서 행복을 추구한다. 이들에게는 사회적 안정과 평가가 가장 중요한 행복의 요소로 간주된다. ‘내 인생에 은퇴란 없다는 생각에 새로운 직장을 찾는다. 그러나 은퇴는 불가피한 현실이므로 이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고, 노년에는 베풀면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관계지향형은 남은 인생 동안에도 적극적으로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인생을 즐기려는 부류이다. 은퇴는 인생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여러 가지 모임을 만들거나 가입해서 바쁘게 교류하고, 부부가 함께 활동하기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관계에 골몰하면서 시간을 모두 낭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상상, 명상, 독서, 문화생활 등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누리고, 자신만의 시간을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취미지향형은 은퇴하면서 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을 행복으로 생각하며, 여러 가지 취미생활을 즐기는 부류이다. 부부가 같은 취미생활을 하면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단체에 가입해서 취미생활을 공동으로 하게 되면 인간관계도 넓힐 수 있다. 새로운 취미를 만들어 즐겁게 삶으로써 행복을 지속적으로 누리는 것이 노년에 고독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의미 있는 생활을 추구해야 한다.

학구지향형은 배움을 계속하는 유형으로 문화센터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부류이다. 퇴직했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고, 배움 그 자체가 행복으로 배움을 통해 인생의 성장을 꾀한다. 독서 또한 인생을 풍부하게 만드는 열쇠이다. 인생의 배움에는 끝이 없다. 새로운 지식을 얻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고, 자격증을 얻거나 학위를 취득해서 제2의 인생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것이 좋다.

은둔지향형은 경제적 여건만 갖추어지면 은퇴 후 도심에서 아웅다웅 살지 않고 시골로 내려가 전원생활을 즐기고자 하며, 단체에 가입해서 공동으로 활동하는 것을 기피하는 부류이다. 건강을 가장 중요시하고, 농사를 짓거나 나무를 키우거나 낚시를 하거나 간에 은둔생활을 통해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한다. 특히 작가로서 작품 활동을 하거나 전문가로서 계속 연구 활동을 하는 등의 경우에는 이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

신앙생활형은 은퇴하면서 인생의 허망함을 메우고, 절대적 고독인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앙을 가지는 부류이다. 노년으로 갈수록 영성이 깊어감에 따라 신앙을 갖고 종교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신앙을 가지는 사람이 그렇지 아니한 사람보다 행복지수가 높다. 신앙생활을 통해 서로 교류하거나 사회봉사를 함으로써 인간관계의 폭을 넓혀 노년의 고독을 극복할 수 있으니 좋다.

이들은 선택의 문제는 아니고, 복합적인 형태로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느 유형이 행복지수를 더 높일 수 있는지, 어떤 형태로 사는 것이 더 행복하게 되는 지 정답은 없다.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조건, 성격이나 능력, 지향점 등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자신만의 행복지도를 만들고, 부단하게 노력해서 행복을 만들어가야 한다. 행복은 주관적 심리상태이고, 생활습관과 사고방식에 의해 결정되므로 긍정적인 사고를 하면서 낙관적으로 사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11) 준비 안 된 노년들에게는 가족과 사회의 돌봄을 필요로 한다.

 

충분하게 준비를 하고 은퇴한 노년들은 스스로 자립하면서 여생을 보낼 수 있으며, 2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여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 노년기는 자아의 완성을 향하여 가는 도정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지혜를 후손들에게 전수하고, 봉사활동을 통해 아름다운 인생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시기이다. 이 시기에 인생의 열매를 맺고, 인생이 성숙해진다. 그런데 준비 안 된 노년들은 생활비 등 경제적 측면, 인간관계 등 사회적 측면, 고독 등 심리적 측면 등 여러 측면에서 가족 · 종교단체 · 사회단체와 국가의 관심과 돌봄을 필요로 한다. 여기서 돌봄이란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노년에 대한 배려와 존중하는 태도를 말한다. 노년이 독립적으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근본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한다.

은퇴하고 나면 돈을 벌 기회가 원칙적으로 없어지고, 자영업 · 서비스업 · 예술 활동 등을 하는 경우에만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준비가 안 된 노년에게는 가정이 보호하거나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지원을 해야 한다. 전통사회에서는 노년의 부양은 가정이 책임지고 있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핵가족제도로 인해 자식들의 부양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과도한 교육비 지출, 사치스런 결혼, 집 마련, 심지어는·사업자금의 지원 등으로 부모들이 은퇴 후를 준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노년들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경제적 자립이 어렵다는 점에 있으므로 국가가 적극적으로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해서 지원해야 할 것이다.

노년은 노화과정을 거치면서 비생산적 인간으로 치부되고, 심지어는 쓸모없는 인간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편견은 금물이다. 노년은 그동안 사회에 봉사해 왔고, 아직 남기고 갈 지혜가 있기 때문에 따듯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포섭해야 한다.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노년의 경우에는 자원이 별로 필요치 아니한 활동( 예술 감상 · 운동 · 자원봉사 등)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노년에는 특히 부부관계가 원만해야 건강한 노화를 이룰 수 있다. 가능하면 부부가 함께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유가 있으면 여행도 훌륭한 방법이다.

배우는 것 자체가 기쁨을 주고 노후를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만들므로 배움은 계속되어 평생교육이 실현되어야 한다. 노년기의 행복의 근간은 역시 건강에 있으므로 건강을 유지하도록 적당한 운동과 건전한 식생활 습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이처럼 노년의 행복조건들은 청 · 장년들의 그것과 다른 점들이 있다. 노후에 대한 준비가 안 된 노년들에게는 준비 교육을 통해 적응능력을 키워주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 이것이 공동체가 구성원들의 공생을 위해 나아갈 방향이요 책임이다.

 

(12) 은퇴는 여러 단계를 거쳐 적응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은퇴는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다. 은퇴 후 조속하게 노년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기본적인 과제이다. 비정규직이 생겨 고용이 안정되지 않고, 평생직장이 사라졌으므로 은퇴 시기도 일정하지 않고, 여러 단계에서 은퇴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로버트 애칠리가 1982년에 발표한 은퇴의 과정에 의하면, 은퇴는 은퇴 전 단계, 정식 은퇴, 밀월 단계, 환멸 단계, 적응 단계와 안정 단계의 6단계로 나뉜다고 한다. 은퇴 후 행복한 노년을 살기 위해서는 은퇴 전에 노후계획을 세우고 충분한 준비를 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은퇴생활에 적응을 잘 하기 위해 심리적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 직업 또는 준비 여하에 따라 은퇴 시기는 달라진다. 정해진 연령에 은퇴하거나 자발적으로 은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고 강제퇴직 등과 같은 비자발적으로 퇴임하는 경우에는 준비가 안 되어 있어 곤란하다. 따라서 그 대응책은 은퇴시기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정상적으로 은퇴한 경우에는 은퇴 직후 대체로 6개월에서 1년 정도 사이에는 일과 인간관계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평안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쉬면서 즐겁게 생활을 하고, 여행을 하면서 평소에 누리지 못했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밀월 단계는 오래 가지 못하고 곧 권태와 환멸이 찾아온다.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계속 일을 하거나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마음의 변화 없이 계속 삶을 이어갈 수 있지만,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쾌락적응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밀월 단계는 사람에 따라 그 기간과 정도가 다르다. 밀월 단계가 지나면서 은퇴로부터 오는 소외감 · 고독감 · 무력감과 공허감을 느끼며 은퇴를 실감하게 된다. 은퇴를 하면 인간관계가 끊어지므로 소외감과 고독감을 느끼고, 할 일이 없으니 무력감을 느끼며, 인생의 끝자락에서 공허감을 떨쳐버릴 수 없게 된다. 다소간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이러한 환멸 단계를 체험하게 되는데,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새 인생을 출발하느냐가 노년의 과제다.

얼마간 시련을 거치면서 자의반 타의반 작은 것에 만족하며 비로소 은퇴 후 생활에 적응하게 된다. 노년에 주어진 중요한 자산이 바로 포기영성이다. 일상 속에서 자그만 것에 감사하고, 웬만한 일은 용서하고 수용하며, 마음을 비우며 살아가는데, 이는 제2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노년이 될수록 영성이 깊어지면서 신앙을 가지고 초월적 행복을 추구하는 성향이 생긴다. 그 과정은 상실과 타협을 통해 적응의 단계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일상에서 즐거움을 누리면서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된다는 안정 단계를 들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니다. 노후 준비가 잘 된 노년들은 처음부터 잘 적응하면서 만년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 준비가 안 된 노년들은 계속 빈곤에 허덕이며 힘든 노년을 살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는 일을 해서 생존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점진적 은퇴 성공을 위한 5가지 TIP으로 애칠리는 직장 때부터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재취업을 위한 사전교육을 받으며, 자신만의 주특기를 구축하고, 눈높이를 낮추고 체면을 버려야 하며, 소득 공백기에 대비해야 함을 들고 있다. 주로 경제적 측면에서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준비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13) ‘노년문화’: 새로운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년층이 두터워짐에 따라 노년층을 중심으로 실버산업이란 새로운 산업이 생겨나고, 광범한 영역에서 노년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자의반 타의반. 노년의 건강과 요양을 위해 요가 · 명상 · 심리치료 등 힐링 산업, 멘토링, ·예술치료 등 서비스산업, 스파 · 휴양관광 등 휴양산업, 세미나 · 강연회 · 강좌 · 각종 행사 등 문화사업 등 여러 형태의 새로운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복지제도가 발전한 선진 국가에서는 실버산업이 단순한 소비산업이 아니라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주거, 의료 · 요양 용품, 재택 서비스 등 많은 분야로 확대·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노년문화가 체계적으로 형성되지 않았고, 건전한 노년문화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아직 멀다. 이제 노년문화는 노년에게만 해당되는 소수집단 문화 또는 하위종속 문화로 간주해서는 안 되고, 노년들이 주체적으로 모든 분야에 참여함으로써 노년문화가 건전하게 형성되고 발전해가야 할 것이다.

초기에는 은퇴시기를 65세로 하고,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노년의 생존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노년문제의 전부처럼 인식되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연령과 상관없이 실업과 고용을 반복하고 있으며, 은퇴 이유도 다양하고 은퇴시기도 다르므로 노년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또한 노년을 아무 것도 안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시기로 인식함에 따라 노년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부정적 시각에서 긍정적 시각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는 사회보장제도가 잘 정비되지 않았고, 노년문제를 다각적으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년은 은퇴 준비가 되어 있느냐 여부에 따라 그 환경과 조건이 다른 만큼 노년문화도 복잡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노년문화도 새롭게 접근해서 문제들을 근원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노년의 신체적·심리적·사회적·문화적 여건과 기능이 달라졌으므로 노년의 삶의 방식이 종전의 유형과는 다른 새로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노년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자산은 최대한 개발하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국가발전에 동력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그렇지 못한 노년들에게는 건전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장할 수 있는 시설의 확충이나 사회적 교육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제 노인은 쓸모없고 사회에 부담만 준다는 부정적인 인식에서 탈피하여 노인문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노년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버리고 노년의 사회적 불평등은 제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시민들은 참여와 연대를 통해 전면적으로 노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오늘의 우리나라는 노년들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결과물이다. 후손들은 그 공로를 인정하고 존경하며 모시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한 노년이 가지고 있는 오래된 경험과 지식 및 지혜와 기술을 수용하여 국가의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노년층이 사회에 포섭되어 건전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이 마련되지 못하면 노년층이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그 사회는 많은 문제들을 노출시킬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노년을 위한 일자리 창출, 사회참여 유도, 컴퓨터·글쓰기·문화강좌 등 교육 실시, 탁구를 비롯한 운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노년들이 여가를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이 아직 부족하고,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백화점에서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단체나 협회, 심지어는 개인 차원에서 특수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한다. 이에 못지않게 노년이 스스로 문제해결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만들어가고 있다. 동호회를 만들어 운동을 하거나 함께 여행을 다니거나 사진을 찍으러 다니고, 실버 합창단·실버 봉사단 등 집단적으로 봉사 활동을 하는 등 새로운 행태가 노년문화의 특징을 이루고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새로운 노년문화가 건전한 방향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과감한 정책을 만들어 시행해야 할 것이다.

노년의 행복은 지금 이곳에서 사소한 것을 통해 누려야 한다. 이코노미스트지 한국특파원을 지낸 대니얼 튜더가 한국 - 불가능한 나라라는 책을 썼는데, 그 번역본 제목이 눈길을 끈다. 그 제목은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이다. 경제적으로는 한강의 기적을 일구는 등 성공하였지만, 그 과정에서 기쁨을 잃은 불행을 잘 지적하고 있다. 물질적 성공과 정신적 실패라는 대한민국의 역설: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이 교훈에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깨달아야 한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 행복은 물질이 아니라 사랑·우정·관계·나눔·봉사·마음의 평화 등 본원적 재화 또는 존재적 가치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러한 사상적 기조에서 건전한 정신문화가 뿌리를 내려 건강한 노년문화가 형성되어야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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