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강의 작품은 언뜻 그림 같은, 때로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175 2019. 12. 4(수) ▶ 2019. 12. 17(화)

백우기자 | 기사입력 2019/12/02 [22:29]

서성강의 작품은 언뜻 그림 같은, 때로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175 2019. 12. 4(수) ▶ 2019. 12. 17(화)

백우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19/12/02 [22:29] | 조회수 : 16

 

 

▲     © 한국예술문화타임즈



 

세종문화회관 1전시실

 

2019. 12. 4(수) ▶ 2019. 12. 17(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175 | T.02-399-1156

 

www.sejongpac.or.kr

 

 

굴껍질과 따개비_140x90cm_Inkjet print_2019

 

 

빛이 칠한 색깔

 

서성강의 작품은 언뜻 그림 같은, 때로는 판화 같은, 특히 조립자로 처리한 작품들은 유화 같은 느낌까지 준다. 그러나 이번에 전시되는 60여 점의 작품들은 붓으로 그려진 것이 아니다. 50-80호 크기로 출력된 사진이다. 작가가 사용하는 카메라나 컴퓨터 같은 기계는 육체의 조건에 보다 근접해 가고, 가상현실에 포위된 몸은 오히려 둔화되는 추세이다 보니, 어떤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예술의 주요 과업은 코드로부터 탈주하는 것임은 달라지지 않는다. 기계를 활용하는 기술도 심화되면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기법을 넘어설 수 있다. 붓과 마우스는 모두 작가의 손이 연장된 기구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서성강의 작품이 동시에 걸쳐 있는 듯 한 사진과 회화의 관계는 시각성이라는 맥락에서 본다면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의 원리가 알려지기 수 천 년전 까지도 소급될 수 있다. 그러나 양자는 동일 시 되기보다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한 채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화가에게도 사진은 작업을 진행하는데 중요한 보조기구가 되고, 사진가에게 회화, 특히 대상이나 의미를 지시하는 재현주의로부터 벗어나는 현대회화의 자율성은 참고가 되어준다.

자율성의 문제는 서성강에게 매우 중요했다. 작품 서사를 이끄는 주인공인 인간이 등장하는 사회적 풍경을 찍어오던 그가 추상회화를 떠오르게 하는 방식으로 변신한 결정적 이유는 피사체로서의 자연은 인간보다는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방식 또한 예술에 허락된 수많은 길 중의 하나이다. 그의 작품은 빛이 칠한 색깔이라는 점에서 자연과 예술을 수렴한다. 부분과 전체의 관계를 조율하고 색감의 변환 등을 통해서, 최초의 대상은 급격하게 변화한다. 거리와 각도의 다양한 변주 또한 사진이 가지는 장점이다.

자연의 형태를 이루는 선적 요소는 많은 후처리 과정에도 살아남아 자연의 오묘한 형태와 질감을 재현한다. 재현이면서도 자연의 과정이 중첩되는 몇몇 안 되는 소재를 ‘사진가’인 서성강도 주목한다. 카메라에 의해 포착된 자연의 선적 흐름은 색감의 변환을 통해 더 선명해진다. 같은 대상이 여러 색감으로 변화함으로서 시리즈 작업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한 피사체를 여러 장면으로 나누기도 하며, 한 부분을 확대하여 다른 작품으로 완성하기도 한다. 작가는 자유로운 구성적 실험을 통해 자연의 절묘한 구석을 발견한다.

찍은 사진은 찍혀진 사진이 될 정도로 전면에 다시 배치할 만한 세부들이 존재한다. 작업이란 잠재력이 풍부한 세부를 현실화하는 과정이다. 자연에 비해 자유롭다고 여겨지는 조형적 선택 또한 발명되기보다는 발견되는 것이다. 카메라나 포토샵 같은 기계를 활용하는 것은 예술적 ‘창조’보다는 발견과 선택의 과정을 강조한다. 그러한 기술적 편의성은 예술가에게 전에 없던 자유를 부여하기도 한다. 서성강은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의 빛 아래에 있는 자연을 선호한다. 사진이든 컴퓨터든 인간의 발명품은 자연의 모사인 것이다. 자연의 형태나 배치는 거의 그대로 남겨두는 사진적 과정에서 실제에 숨겨진 환상적 부분이 스르르 풀려나온다. 그림자를 더 크게 포착한 나무를 표현한 작품에서 자유로운 유희가 가능한 허상의 몫은 더 크다. 사진이 그림에 비해 사실에 더 충실하다는 생각은 사진과 지시대상과의 밀접한 관련성 때문이었다. 서성강이 찍은 다양한 종류의 자연은 사진이 세계를 발견해왔던 위대한 매체였음을 알려준다. 시뮬라크르의 시대에도 그러한 믿음은 여전히 강하다. 그러나 보이는 대상은 보는 주체를 전제하며, 양자 간의 상호작용이 중시될 때, 사진 또한 재현주의로부터 멀어졌던 현대미술이 했던 고민을 공유하게 된다.

이선영 (미술평론가)

 

 

낙엽_135x85cm_Inkjet print_2018

 

 

오랜 시간 순수 사진에 전념해 왔으나, 기록적 가치의 한계에 다다른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작업의 방향을 고민하게 되었다. 사진은 진실성 때문에 기록적 가치를 인정받아 많은 부분에 공헌했고, 지금도 지속되고는 있지만 예술로서의 사진은 결국 회화로 귀소 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변환할 수 없다는 억압된 작업에서 회화로의 전환은 대상의 다양성과 표현방법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자유를 얻었다.

사물의 색채를 변환하는 작업으로 작년(현실의 반영과 변형: 예술의 전당)에 이어 두 번째 전시를 준비하였다. 이번 전시는 대상의 폭을 넓혀 사물을 재해석하므로 내재된 내 안의 회화적 표상에 근접한 작품들이다.

서성강

 

 

벗꽃_300x144cm_Inkjet print_2019

 

 

 

보리_150x85cm_Inkjet print_2019

 

 

홍합_158x90cm_Inkjet print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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