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곡 이야기

시간에 기대어 기억은 겨울을 써 내려간다. 최 진 작사 작곡 / 노래 고성현 송기창

백우기자 | 기사입력 2018/12/07 [11:06]

우리 가곡 이야기

시간에 기대어 기억은 겨울을 써 내려간다. 최 진 작사 작곡 / 노래 고성현 송기창

백우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18/12/07 [11:06] | 조회수 : 170

 



< 우리 가곡 이야기 >
 
‘시간에 기대어’
‘기억은 겨울을 써 내려간다.’
 
최 진 작사, 작곡/ 노래- 고성현 /송기창
 
스산해진 새벽녘 잠에서 깨어 겉옷을 챙겨 입고, 거실 한편에 앉아 있으면 어느새 커피향은 기억을 끌고 날아오릅니다. 세월은 쉴 새 없이 흐르고 …가을은 붙잡기가 무섭게 겨울에게 자리를 내어주려 서두르고 있습니다.

오늘도 화요일에 만나는 가곡 이야기 분위기 있는 선곡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번 주는 최근 ‘시간과 기억’ 이란 화두를 몰고 혜성처럼 나타난 신예 작곡가 최 진편으로 ‘시간에 기대어’ ‘서툰 고백’ ‘아름다운 날’ ‘기억은 겨울을 써 내려간다.’ 라는 주옥같은 시어와 선율들을 선사하며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 시대 최고의 음악 아티스트입니다.
 
최 진 작곡가는 현재, 수원여대 실용음악과 교수 및 작곡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중년의 사색으로 삶을 ‘시간과 기억’이란 시선으로 풀어내어 가고 있습니다.
 
처음 전공은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하였다가 실용음악으로 제2의 인생을 전환하며, 음악인으로 새로운 삶을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습니다.
 


<시간에 기대어>

저 언덕 넘어 어딘가
그대가 살고 있을까
계절이 수놓은 시간이란 덤 위에
너와 난 나약한 사람

바람이 닿는 여기 어딘가
우리는 남아있을까
연습이 없는 세월의 무게만큼 더
너와 난 외로운 사람

설움이 닿는 여기 어딘가
우리는 살아있을까
후회투성인 살아온 세월만큼 더
너와 난 외로운 사람

난 기억하오 난 추억하오
소원해져버린 우리의 관계도
사랑하오 변해버린 그대 모습
그리워하고 또 잊어야 하는
그 시간에 기댄 우리

사랑하오 세상이 하얗게 져도
덤으로 사는 반복된 하루가
난 기억하오 난 추억하오
소원해져버린 우리의 관계도
 
사랑하오 변해버린 그대 모습
그리워하고 또 잊어야하는
그 시간에 기댄 우리
그 시간에 기댄 우리
 

 
가만히 가사를 되뇌다 보면, 어느새 나는 다락방 구석에 앉아 그대를 기다리는 소극적이고 나약한 인간으로 서 있습니다.
그렇게 기억이란 것이 끌고 간 곳이 미래도 아닌 우리들의 과거이기 때문입니다. 광활한 미래는 창문 밖에서 태양을 동반한 채 서성이는데 정작 자신은 대상과 과거 기억에 매몰되어 현실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습니다.
 
계절에 변화를 막연히 지켜보며 기억을 쓸어안고 저무는 태양을 고뇌하듯 머리맡에 이고서 말입니다.

점점이 우리네 인생을 되돌아보면 후회투성이로 시인은 ‘소원해져버린 관계’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도 ‘사랑’이라 덧붙이는 그 한마디는 대상을 관조하듯 놓아버린 시인은 이제 자존감마저 상실해버린 여린 자아만 남았습니다. 아니 마지막 남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시간에다 자신을 던져둔 채로 막연히 서있습니다.
 


이처럼 최 진 작사가는 ‘기억이란 상실’이란 시적 상징적 오브제를 통해 그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의 절대적 존재자로서 그는 현재 내 곁에 없고, 떠나 있다는 것을 기억을 통해 간절히 불러옵니다.
부재한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 이제는 잊어야 한다는 초연한 마음으로 이어집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시간에 기대어’ 현실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이는 부재한 사랑일 수도 있고 서툰 우리들의 삶일 수도, 꿈일 수도 있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그 꿈은 어찌할 수 없는 혼자만의 사유 깃든 심정입니다.
 
언젠가 도달할 거라는 만날 거라는 희망… 시간이 우리를 해결해준다는 실 날 같은 희망으로 내일을 기다리는 삶 다름 아닙니다. 그렇게 시인은 오늘도 혼자 살아내는 법을 가만히 노래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살아간다는 것은 혼자임을 다시 인식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혼자임을 절실히 알아채게 만드는 노래는 또 있습니다. 그것은 최 진 작곡자의 두 번째 곡 ‘기억은 겨울을 써 내려 간다.’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처음 그댈 안던 날
오랜 떨림을 기억하오
긴 세월 쓸려가도
그리워라 우리
 
가혹했던 젊음과
내 멍들은 흩어지고
떠밀려온 파도에
묻기로 했으니 이제 그만
 
투명하게 나를 부르던
미칠 듯이 나를 태우던
흔들리듯 사라져 가는
기억에 써 내려가오
 
아득했던 사랑과
내 꿈들은 멀어지고
휩쓸려온 바람에
묻기로 했으니 이제 그만
 
희미하게 그댈 보내던
하염없이 그댈 채우던
흔들리듯 사라져 가는
세상에 물들어 가오
 
부를 때 마다 나의 노래가 되어줘
이대로 나의 사랑
 
투명하게 나를 부르던
미칠 듯이 나를 태우던
흔들리듯 사라져 가는
기억에 써 내려 가오
기억에 써 내려 가오

 
 
지나간 사랑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안고 ‘미칠 듯이 나를 태우던 가혹했던 젊음은 이제 벌거벗은 채로 앙상히 서있는 겨울나무처럼’ 그렇게 기억만을 붙들고 있는 형상입니다.
 
슬프게도 우리는 대상과 가장 행복할 때, 설렘으로 들떠 대상을 온전히 보지 못합니다.
결국 사랑하는 이가 부재할 때 오히려 가장 많이 마음 태우며 대상을 투시하게 됩니다.
‘사랑이 사랑을 찾아가는 시간’ 그 소중한 시간의 가치를 잊은 채 우린 오늘도 서성입니다.
그래서 서툰 사랑은 슬프게도 자주 흔들립니다.

그럼 ,이제 여러분에게도 ‘사랑이 사랑을 하는 시간’ 으로 가장 너그러이 자신을 내려놓고 채워지는 소중한 날들 되시길 바랍니다.~^^♡
 
 

<손영미의 화요일에 만나는 우리 가곡 이야기>201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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